개요
지금으로부터 약 1달 전, 11월 14일부터 11월 17일까지 지스타에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 부스의 운영스태프로 참가하게 됐습니다.
1달이나 지나서 관련 글을 적는다는게 상당히 우습긴 한데 시간이 없었습니다. (진짜로)
지스타에서 어떤 부스에 갔고 무슨 게임을 플레이했고 뭘 얻었는지 적기에는 너무 쓸데없는 내용 같아서 간단하게 부스를 운영하며 '유저 친화적인 게임'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한 내용을 적어보겠습니다.
유저 친화적인 게임
'유저 친화적인 게임'이라... 이 단어는 게임이 어떠한 장르인지에 따라 뜻이 계속해서 바뀌죠. 하지만 전 겜마고 부스의 운영스태프로서 저희 학교에서 출품했던 일반적인 '오프라인 인디게임'에 한정시켜 말해보죠.
제가 말하는 유저 친화적인 게임이란 유저가 제 3자의 개입 없이 단순히 게임만 했을때 지장없이 진행 가능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G-STAR에서 유저분들이 게임을 하는 모습을 뒤에서 보며 느낀 점은 '보이는 것보다 게임이 불친절함.' 입니다.
개발자 맹시
모든 게임은 겉으로라도 친절함을 표방해야합니다. 실제로 도움말 하나 없이 시작되는 게임은 손을 대기가 싫어지는 반면 UI 배치가 자유분방하고 폰트 크기가 이랬다 저랬다 해도 도움말이라도 존재한다면 일단 게임을 플레이는 해보기도 하죠. 그만큼 게임의 '튜토리얼' 이라는 것은 게임 내에서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게임 개발자들은 본인만의 규칙을 지닌 세계를 유저에게 제공하고 유저는 그 세계에서 살아갑니다.
이때 유저는 일면식도 없는 낯선 세계에 떨어지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고 그 낯선 세계만의 규칙이나 룰, 세계관을 이해하는 것을 돕는게 튜토리얼입니다.
이 튜토리얼이 잘 제공되지 않았을때 유저는 플레이를 하지 않아도 피로감을 느낍니다.
내가 어떠한 행동을 했을때 어떠한 일이 발생한다. 라는 것을 완전히 모르기 때문에,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내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단 하나도 알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유저는 그냥 게임을 꺼버린다는 가장 직관적이며 가장 단순하고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튜토리얼을 이용하여 '내가 만든 세계는 중력이 사실 없어!' 같은 세계의 틀을 이루는 기본 규칙부터 목표까지 찬찬히 알려줘야 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게임에 튜토리얼이 존재하니 그 게임이 유저 친화적인 게임이라고 단정 짓기엔 이릅니다. 위에서 말했 듯 게임은 '보이는 것보다 불친절'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어떠한 게임의 개발자라고 생각해봅시다. 전 약 1년에 가까운 개발 기간동안 전 이 게임을 몇만번은 우습게 플레이했고 게임의 기능 하나하나를 모두 꿰뚫고 있으며 모든 UI가 무슨 일을 하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제가 게임의 튜토리얼을 만든다고 해보죠. 그러나 제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가 '처음' 플레이한다는 걸 간과하고 튜토리얼을 제작했습니다.
물론 고려는 했지만, 쓸데없이 이동 방법(WASD)이나 공격(마우스 클릭) 같은 것을 알려주는데 시간을 허비하고 가장 중요한 게임의 핵심 로직 설명에서 구멍이 여럿 생기게 됐습니다.
그렇게 유저에게 공개된 게임빌드는 결국 불완전한 튜토리얼을 포함하게되고 결국 게임이 불친절해지고 진입장벽이 생기게되죠.
그리고 전 이러한 현상을 '개발자 맹시' 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개발자 맹시'란, 개발자가 자신이 만든 게임을 지나치게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유저가 게임을 처음 접했을 때 겪는 어려움이나 불편함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는 현상입니다. 게임 시스템, 규칙, UI 등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처음 접하는 사람의 관점에서 게임이 얼마나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쉬운지를 간과하게 되는 문제로 나타납니다.
유저가 튜토리얼을 안 읽어요!
한편은, 억울할 수도 있습니다.
'분명히 튜토리얼도 만들어 뒀고 아무리 다시 플레이해봐도 충분히 설명을 보면 지장 없이 플레이 가능한데, 유저가 튜토리얼을 안 읽어요!'
음... 정말 그런가요? 한번 튜토리얼을 만들어봅시다.
만약 플랫포머 게임을 개발한 뒤에 '점프' 라는 행동을 할 수 있다는걸 알려준다고 해봅시다.
점프키는 스페이스바에 할당 되어있구요.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튜토리얼을 녹여낼 수 있을까요?
그냥 노빠꾸로 패널로다가 띄워줄까요?
아뇨, 이건 그닥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일단 패널을 띄우면 화면을 가리게되고 화면을 가리게되니 불합리함을 방지하기 위해 게임을 멈춰야 하고 이는 결국 흐름이 끊기는 악영향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패널로 띄워주면 오히려 눈에 더 안들어와요. 모든 튜토리얼이 이랬다간 그냥 짜증만 돋구는 결과를 낳게됩니다.
사실 저런것만 아니면 웬만해선 다 좋습니다.
패널 대신 이런식으로 직접 보여줘도 되고,
이런식으로 직접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이런식으로 유저 참여형 튜토리얼을 만들 경우 훨씬 괜찮은 접근성을 가지게 됩니다.
도움말로다가 조작법을 뭉탱이로 제공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도 자제하는게 좋습니다.
이렇게 다 해둔다면 평범한 유저는 충분히 플레이 할 수 있을정도의 튜토리얼이 될 것입니다.
만약 이렇게 했는데도 '게임이 불친절 하다'는 평이 많다면 그것은 위에서 말했듯이 튜토리얼의 맹점을 모르고 있어서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마치는 말
원래 G-STAR 회고록을 쓰려고 했는데 적다보니 노선이 틀어졌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막 쓸것도 없어요. 부스 탐방기 같은 것도 적기 좀 그렇기도 했고요.
아무튼 이번 G-STAR에서 운영스태프로 일하면서 보다 좋은 시선을 가지게된 것 같아서 정리해보았습니다.
뒤로 갈 수록 내용이 산으로 가는데 전 긴글이 소질에 안맞나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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